▲ 국내 애완견 산업이 2조를 넘어가면서 건강하고 맛있는 반려동물의 수제간식을 판매하는 사업도 생겨나고 있다.

15일 오후 2시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한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맛있는 케이크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쌀가루를 이용해 만든 빵에다 닭 가슴살과 블루베리, 아몬드로 토핑을 하고 직접 만든 수제 치즈를 얻어 완성된 먹음직스러운 이 케이크는 바로 반려동물용 케이크다. 

국내 애완견 산업이 2조를 넘어가면서 건강하고 맛있는 반려동물의 수제간식을 판매하는 사업도 생겨나고 있다.

◆‘나의 반려견이 먹는 간식을 만들자’로 시작된 수제간식 사업

반려동물 수제간식 ‘개맛나’의 윤선하(29·여) 대표는 3년 전 반려견 ‘리치’를 분양 받았다. 그런데 애지중지 키우던 리치에게 시중에 파는 간식을 먹였더니 알레르기가 생겨났다. 윤 대표는 당시 고생하는 리치를 보며 안전하고 건강한 간식을 직접 만들어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윤 대표는 “만들다보니 점점 재미도 생기고 더 다양한 것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났다”며 “리치가 다 먹기엔 너무 많은 양들이 만들어져서 주변 애견인들에게 나눠줬는데, 반려견이 너무 잘 먹는다면서 사업을 해보라고 권유를 받은 게 ‘개맛나’의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2013년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해 지난달 대구 수성구에 오프라인 매장을 연 ‘개맛나’의 회원 수는 약 700명으로, 35가지의 수제간식을 판매하고 있다.

▲ 2013년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해 지난달 대구 수성구에 오프라인 매장을 연 ‘개맛나’의 회원 수는 약 700명으로, 35가지의 수제간식을 판매하고 있다.

연어고기부터 양고기, 상어연골, 닭똥집, 소허파, 캥거루야채스틱, 소간파우더, 블루베리치즈 케이크까지 다양한 종류의 개맛나 수제간식들은 모두 무방부제와 무첨가물을 원칙으로 한다.

윤 대표는 “반려동물의 같은 경우, 못 먹는 음식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설탕부터, 소금, 밀가루, 버터 등 첨가물과 방부제는 단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장에 있는 많은 종류의 간식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반려동물 케이크’다. 케이크 같은 경우, 윤 대표가 2년 전 피땀 어린 연구 끝에 만들어낸 제품이다. 

윤 대표는 “애완견 리치가 1년 째 되던 날, 생일 축하를 해주고 싶어 파티를 열었는데 케이크가 없는 게 뭔가 허전해보였다”며 “반려동물도 생일 파티하고 케이크를 먹는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 시작한 게 바로 ‘개맛나 케이크’다”고 말했다. 

개맛나에서는 닭 가슴살과 블루베리, 수제치즈 등이 들어간 블루베리치킨케이크와 단호박소고기케이크, 연어호두케이크까지 총 3가지의 반려동물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 반려동물 수제간식 '개맛나'의 반려견 케이크 상품 후기 (사진제공/개맛나)

윤 대표는 “당시 시중에 반려동물이 먹는 케이크가 없어서 그냥 무작정 부딪혀 만들게 된 것이 이 케이크라 애정이 남다르다”며 “거의 몇 백개 가까이 구워냈고, 리치의 생생한 전문가 시식 및 시식 반응을 통해 지금의 케이크가 탄생하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실제로 개맛나의 반려동물 케이크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가 들어갔으며 우유와 꿀, 아몬드 등의 재료만으로 만들어졌다. 케이크에 필요한 설탕과 버터, 이스트 등은 일체 들어가지 않았으며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치즈는 소금기가 들어가지 않은 치즈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윤 대표는 “몇몇 고객 분들은 자신의 생일 날 이 케이크를 주문해 반려견과 함께 먹기도 한다”며 “설탕과 소금 등은 일체 들어가지 않아 고소한 맛만 나지만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 어떤 분은 ‘당뇨 있는 내가 사 먹어야 겠다’고 장난어린 말을 하신 적도 있다”고 말했다.

◆사람 간식보다 더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하는 반려동물 간식

15~20kg의 수제간식을 매일 만들어 낸다는 윤 대표 또한 처음 시작할 때는 모든 게 서툴고 어려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반려동물 수제간식 사업에 뛰어든 사람들 대부분 얼마하지 못하고 포기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이 많고 힘들기 때문”이라며 “설령 고기를 먹더라도 사람은 뼈를 발라먹을 수 있지만 반려동물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 간식보다 몇 배로 더 많이 손이 가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개맛나의 수제간식에 들어가는 모든 고기는 뼈와 함께 딱딱해 목에 걸릴 수 있는 힘줄부터 지방까지 일일이 제거한다. 또한 우족 뼈나 닭 뼈 같은 경우 하나씩 기름을 빼내며, 소떡심은 고기에 붙어 있는 지방덩어리까지 모두 떼어낸다.

▲ 개맛나 수제간식 손질 작업

윤 대표는 “반려동물의 건강과 안전을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들이 가끔씩 힘에 겨워도 꼭 하나하나 작업을 거치고 있다”며 “강아지 간식이라고 해서 딱딱한 껌이라던가 영양가 없는 간식보다는 부드럽고 건강에도 좋은 쿠키나 빵 등을 더 많이 만들려고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반려동물은 나에게 한없는 사랑을 주기 때문에 그 사랑을 받다보면 그저 동물이 아닌 가족 이상의 의미가 될 수밖에 없다”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애견산업은 향후 20년 정도 더 대성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newsmallkr@naver.com

<저작권자 © 디지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