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제품은 ‘비싸고 맛없다’라는 인식도 이제 옛말이 됐다. 편의점의 PB(Private Brand·자체브랜드)상품들이 연이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김혜자 도시락’, ‘백종원 도시락’, ‘혜리 도시락’으로부터 시작된 편의점 PB상품 열풍이 도시락을 넘어 과자와 디저트 등 다른 상품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차별화된 맛과 가격 등을 앞세운 편의점표 상품들이 불티나듯이 팔리고 있는 것. 편의점 업계에서 PB상품들이 ‘수익’과 ‘차별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쥐어주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편의점 PB상품, 저렴함을 무기로 시작해 이제는 가격에 품질까지

편의점 제품은 ‘비싸고 맛없다’라는 인식도 이제 옛말이 됐다. 편의점의 PB(Private Brand·자체브랜드)상품들이 연이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자체브랜드 제품의 인기는 도시락부터 시작됐다. 지난 2010년 GS25에서 출시한 ‘김혜자 도시락’이 저렴한 가격에 양은 물론 맛까지 사로잡아 ‘혜자스럽다’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큰 인기를 얻은 것이다. 이후 지난해 세븐일레븐에서는 ‘혜리 도시락’, CU에서는 ‘백종원 도시락’을 내놓으며 ‘도시락 열풍’에 가담했다.

이 같은 열풍에 최근 PB상품들은 편의점 매출의 1/3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김혜자 도시락을 출시하면서 편의점 도시락의 포문을 열었던 GS25의 경우 그해 PB상품의 매출 비중(담배, 서비스 상품 매출을 제외한 비중)이 31.2%에 달했다. GS리테일이 본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GS25의 PB상품 매출 비중은 2010년 이후 매년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올 2분기 기준으로 GS25 매출의 35.9%가 PB 상품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보람 기자 de@deconomic.co.kr

업계 1위인 CU 역시 PB상품 매출이 지난 2014년 전년대비 9.1% 신장했으며, 지난해 ‘백종원 도시락’을 출시한 뒤 PB상품 매출은 전년도에 비해 28.9%나 뛰었다. 특히 '백종원 도시락'의 경우 지난해 CU가 판매하는 3천여개(담배 제외) 품목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편의점 매출 순위에서 주류와 음료를 제치고 도시락이 1위를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세븐일레븐은 2010년 20%대에 그쳤던 PB상품 매출 비중이 지난해 35%로 급증했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이제 자체 상품, PB이 매출을 올린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실제 편의점 PB상품의 도시락부터 제과‧빙과류, 더불어 디저트 제품까지 인기가 이어지면서 장기화된 불황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업계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의 매출액은 201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 2014년 3조5천21억 원에서 2015년 4조6천525억 원으로 약 32.8%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매출 증가로 편의점 업계는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CU가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1만 번째 매장을 오픈한데이어 GS25의 점포수도 올해 1분기 9천605개에서 2분기 400개점 이상을 늘린 것으로 확인돼 두 번째 ‘1만 점포’를 오픈하게 됐다.

그래픽/김보람 기자 de@deconomic.co.kr

◆편의점 성장의 효자 ‘PB상품’, 이제는 디저트 시장으로

PB상품 인기에 힘입은 편의점 업계가 이제 디저트 시장까지 올라서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얼마 전 일본 유명 디저트 전문 브랜드인 북해도코리아와 기술제휴를 통해 ‘북해도 컵케익’ 4종을 출시했으며, CU는 26일 도시락과 디저트를 함께 구성한 ‘디저트 도시락’을 출시한다.

GS25 또한 초콜릿을 묻힌 한 입 도넛 ‘유어스스노우볼초코퐁당’과 디저트를 넘어서 브런치로도 활용 가능한 ‘유어스블루베리팬케익’을 선보였다.

GS25 '유어스스노우볼초코퐁당'(위), CU '디저트 도시락'(아래왼쪽), 세븐일레븐 '북해도 컵케익'(아래오른쪽)

편의점 업계들이 앞 다투어 디저트 시장으로 나서는 것은 최근 디저트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PB 제품이 뛰어들 ‘블루오션’이 됐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는 무려 1조5천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13년 3천억원이던 디저트 시장 규모가 2년만에 5배나 성장하면서 앞으로도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편의점 업계에서도 PB상품의 매출이 눈에 듸게 증가했다. GS25의 디저트 빵과 냉장 디저트류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9.7%와 53.6% 증가했고 CU에서도 커피를 포함한 디저트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8.3% 뛰었다. 세븐일레븐 역시 조각케익 매출만 전년 동기 대비 382.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GS25 관계자는 “우리 PB제품인 ‘라벨리 팥빙수’, ‘망고빙수’ 등은 수년 간 1위를 차지해왔던 다른 일반 제품을 제치고 매출 1위를 달성했을 정도로 디저트 PB의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편의점 PB상품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편의점 업계들이 대표 PB브랜드를 출시하며 PB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GS리테일 홍보팀 송완섭 차장은 “각 업체들이 PB상품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는 제조업체가 아닌 유통업체의 특성상 제조업체의 상품을 유통하다 보면 경쟁사와이 차별화를 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지속적인 PB상품의 개발에 따른 차별화는 각 업체로 찾아오는 고객의 수를 늘릴 수 있음으로 점포를 운영하는 경영주와 본사의 수익으로 직결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GS리테일은 향후 대표 PB브랜드인 ‘유어스’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고객들의 만족을 높여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박상희 기자  kje@deconomic.co.kr/sanghe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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