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전통시장의 활성화와 관광상품의 개발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서문야시장이 무분별한 불법주정차와 시장 주차장 이용 시간제한 등으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6월 3일 개장한 서문야시장은 첫날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100일이 지난 지금도 주말이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주차’이다. 서문야시장의 주차 문제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기존 서문시장 주차장의 폐점 시간에 영향을 주면서 서문시장 이용객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과 야시장을 오기 위해 인근 도로에 사람들이 불법주정차를 하면서 각종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서문야시장의 개장으로 인해 기존 주차장을 오후 7시 30분에 폐쇄해야 한다. 시장 상인들은 이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지은 기자

우선 야시장 개장 이후 기존 서문시장 상인들은 주차장 폐쇄가 당겨지면서 매출이 하락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서문시장 주차빌딩과 동산상가 주차장은 서문야시장이 개장하면서 폐쇄 시간이 기존 오후 10시에서 3시간 앞당겨졌다. 쇼핑객의 불만이 접수된 뒤 주차장 폐쇄 시간은 오후 7시 30분으로 연장됐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야시장 셀러들이 오후 6시부터 개장을 위해 매대를 옮겨오면서 대구시설관리동단이 오후 7시 전부터 시장 내 차량 진입을 자제시키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여유있게 시간을 두고 쇼핑을 하러 왔던 손님이 갑자기 주차장을 폐쇄한다는 방송을 듣고 부랴부랴 나가더라”며 “편하게 쇼핑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우리 상인들의 매출 증대에 효과가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달 12일 오후 서문야시장이 열리는 인근 도로에 불법 주차한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김지은 기자

또 다른 문제점은 야시장 방문객의 ‘무질서한 주차’이다. 이달 12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서문시장 인근 도로. 큰장삼거리~큰장네거리 도로는 왕복 5차선임에도 불구하고 양옆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사실상 왕복 2차선 도로에 불과했다. 공사로 인해 우회전 길이 없어졌고, 무단횡단하는 사람들 때문에 차들이 제대로 움직이지를 못했다. 좁은 길을 벗어나기 위해 한 차량이 불법유턴했다. 역중행하는 차들도 나왔다. 그 순간 불법주정차된 차량 사이로 갑자기 행인이 튀어나와 사고가 날뻔했다. 한 운전자는 “서문시장이 끝난 뒤이면 이곳 도로는 한산해서 오가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며 “그런데 야시장을 개장한 뒤 야시장에 가기 위해 이곳 일대 도로에 불법주정차를 하면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시가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만들었다는 야시장이 과연 이곳 주변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는지 의문이다”고 비난했다.

특히 대구시와 중구청, 중부경찰서 등이 야시장 주변 불법주정차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 의지가 없다며 시민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다. 김모(32) 씨는 “몇번 불법차량 사이로 사람이 튀어나와 놀란 적이 있어서 좀 단속하라고 지자체에 이야기를 했지만 제대로 한 적이 없는 듯하다”며 “야시장 이미지에 흠집이 생길까봐 문제점을 덮어두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지은 기자

김민정 기자  mji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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