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근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서 격식을 갖추면서도 저렴해서 언제든지 편하게 입고 다닐 수 있는 ‘전투용 정장’이 유행이다. 디지털 경제 DB)

이달 수도권의 중견기업에 입사한 윤병재(25·경북 문경) 씨는 출근 복장을 고민하던 중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중저가 정장매장을 방문했다. 외근이 잦은 업무를 맡게된 윤 씨로서는 고급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것이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윤 씨는 결국 10만원 초반대의 실용성 높은 정장을 구입했다. 그는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소재나 디자인면에서 외근복장으로 적절한 것 같아 구매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서 ‘전투용 정장’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전투용 정장’은 격식을 갖추면서도 저렴해서 언제든지 편하게 입고 다닐 수 있는 옷을 지칭하는 용어다. 특히 땀과 눈·비, 각종 냄새 등에 강해 고객을 만나는 일은 물론 상사와의 회식 등 ‘전투 상황’에서 효과적인 옷을 말한다.

이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젤 매니아’ 등 에서는 ‘전투용 정장 추천해달라’는 글이 하루에도 몇 건씩 올라오고 있다.

‘디젤 매니아’ 회원들은 “전투용 정장은 자주 발아도 옷감이 상하지 않는 모(毛)와 폴리에스테르 혼방 소재를 선택해야 한다”며 “색상이나 디자인의 경우 요즘은 네이비 또는 차콜 그레이 색에 슬림핏 투버튼 스타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사진/디지털 경제DB)

또 이 커뮤니티 사이트 회원들 사이에서는 ‘전투용’에 걸맞게 정장구입 비용을 총알을 세는 ‘발’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15만원’짜리 정장을 ‘15발’ 이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이들은 또 ‘치킨승’이라는 용어를 이용해 구입한 ‘전투용 정장’을 평가하고 있다. 치킨승은 ‘그 돈으면 치킨을 사 먹는게 낫다’는 뜻으로 가성비가 좋은 지 나쁜 지를 뜻한다. “모 40, 폴리 60. 차콜 그레이 14발 구입, 치킨승?”라는 식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전투용 정장뿐 아니라 ‘전투화’, ‘전투용 벨트’, ‘전투용 가방’등 가성비 좋은 직장 생활 제품들도 유행이다.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어 ‘전투화’를 구매하게 된 유소연(여‧26) 씨는 “직장용으로 신으려고 저렴하게 샀는데 디자인도 예쁘고 편해서 평소에도 즐겨 신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전투용’ 선호에 따라 가성비가 좋은 제품들을 앞세운 업체들이 판매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대표 중저가 브랜드 ‘TNGT’, ‘지이크’, ‘지오지아’는 20~30대에서 계속해서 매출이 나오고 있다. 특히 TNGT는 일명 ‘박보검 정장’이라 불리는 ‘퍼펙트 컴포트 수트’ 신제품을 출시해 인기다.

TNGT는 일명 ‘박보검 정장’이라 불리는 ‘퍼펙트 컴포트 수트’ 신제품을 출시해 인기다. (사진/TNGT 홈페이지 캡처

TNGT 전속모델 박보검은 이번 화보에서 면접 수트 관련 설문 조사 결과, 고민 1위로 나온 ‘불편함’을 해결해주기 위해 ‘퍼펙트 컴포트 수트’를 입고 앉았다 일어나는 등 스트레칭 동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신제품이 나오거나 특별전 세일을 하면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정보가 전달된다. 원단 느낌이나 착용감을 알기 어려워 온라인에서 구매를 꺼려하던 사람들은 온라인을 통해 할인하거나 쿠폰 등으로 오프라인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온라인 구매 고객들이 늘고 있다.기존에 있던 중저가들 외에도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도 많다. 지난해에는 부림광덕의 ‘젠’과 올 상반기 이랜드리테일의 ‘엠아이수트’를 론칭했으며, 9월부터 롯데백화점은 '맨잇슈트'를 출시해 9만8천부터의 다양한 가격대의 남성 정장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큐레이션(선별해 보여주는 것)쇼핑몰 G9 조사결과 취업시즌에 맞춰 젊은 층의 정장 구매가 몰리면서 9월 기준 브랜드 정장 매출이 전년대비 89% 증가했다.

평소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투용’ 제품들을 즐겨 구매한다는 최준상(32) 씨는 “커뮤니티를 통해 공감대가 맞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정보도 얻어 일석이조다”며 “젊은 층의 직장인들을 위한 저렴하고 편한 정장들을 많이 출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인턴기자  superjr0101@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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