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도로 개설 예산을 배정하라고 시에 압력을 넣은 혐의(직권남용)로 김창은(62) 전 대구시의원이 구속된 데 이어 이를 부탁한 차순자 대구시의원이 불구속 기소됐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배종혁)는 뇌물공여와 산림자원조성법 위반 등의 혐의로 차순자(60) 대구시의원과 해당 임야 공동소유주인 그의 남편 손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차 시의원은 1997년과 2012년에 구입한 대구 서구 상리동의 땅(약 5천148㎡) 인근에 도시계획도로가 개설될 수 있도록 김 전 시의원에게 부탁을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시의원은 대구시청 공무원에게 압력을 행사해 대구시가 7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9월 김 전 시의원이 예산 편성에 압력을 넣으면서 그 대가로 차 의원의 땅 일부(940㎡)을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김 전 시의원을 직권남용·뇌물수수 혐의 등을 적용 구속기소했다.

이어 이달 8일 김 전 의원의 땅 매입이 도로개설 부탁에 대한 대가성으로 보고 검찰은 차 의원과 남편 손 씨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검찰은 뇌물공여 금액을 특정하지 못해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드러내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뇌물공여 금액을 특정하지 못했기 때문.

검찰은 지난달 한국감정원으로부터 차 시의원 소유의 서구 상리동 임야 및 주변지에 대한 시세조회 결과를 받았지만 기대한 것과 달라 추가회신을 요구했다. 도로개설정보가 시세에 반영되는 시점 특정 등에 관한 자료가 미흡했다는 것.

그러나 감정원 측은 김 전 시의원 지인이 차 의원 측으로부터 땅을 매입할 당시의 가격이 현재 시세보다 더 비싸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세 차익을 기대한 뇌물공여를 특정하기 어려워진 것. 이에 따라 검찰은 공소장에 항후 장래에 기대되는 지가상승분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차 시의원에게 자신 소유 임야에서 참나무 등 2천300여 그루를 불법으로 벌채한 혐의도 적용했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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