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의 ‘아양중학교’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4일 열린 졸업식을 끝으로 학교는 인근 신암중학교와 통합, ‘신아중학교’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 ‘마지막 졸업식’에서 아양중 졸업생과 교장선생님, 담임선생님 등은 학교 통합에 아쉬움을 나타내며 이별식을 치렀다.

4일 오전 10시 아양중학교의 청운관(강당)에는 졸업식 식전행사를 시작한다는 안내 음성과 함께 십여명의 졸업생이 선생님과 함께 강단에 올랐다. 학생과 3학년 담임선생님의 합동 공연이 시작된 것. ‘내 귀에 캔디’ 노래 음악이 흘러나오자 졸업생과 선생님은 최선을 다해 춤을 췄다. 강당을 가득 채운 1, 2학년생과 학부모들은 합동 공연에 연이어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4일 아양중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에 학부모와 아이들이 참석해 식전행사를 구경하고 있다. 김성우 기자 raphael@deconomic.co.kr

식전행사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졸업식이 시작됐다. 개식사와 국민의례, 학사보고를 간단히 마친 뒤 이어진 졸업장 수여식. 임흥준 아양중학교장은 이날 졸업하는 99명의 학생 모두에게 일일이 직접 졸업장을 수여했다. 학생에게 졸업장이 건내질때마다 학생의 프로필과 장래희망 등이 무대 뒤 스크린에 크게 비춰졌다. 졸업장을 수여한 뒤 임흥준 아양중학교장은 “너희가 나와 이 학교의 마지막 졸업생이라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짧은 소감을 말했다. 졸업생들 사이에서 하나둘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들이 보였다.

선생님들도 마지막 졸업식이 못내 아쉬운듯했다. 졸업생 1반 담임 겸, 학년부장인 김용옥(52·여) 선생님은 “3년간 가르치고 동고동락한 학생들이 졸업하게 돼 감회가 새롭고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임흥준 아양중학교장 선생님이 졸업생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있다. 김성우 기자 raphael@deconomic.co.kr

‘아양중학교’ 이름이 적힌 마지막 졸업장을 받은 학생들도 모교의 이름이 없어진다는 것을 알았는지 졸업장을 연이어 바라봤다. 졸업생 엄미솔(16) 양은 “내가 졸업한 학교가 없어진다는 생각에 씁쓸하고 후배가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아양중학교는 1980년 개교 후, 2003년 현재의 ‘아양중학교’로 교명을 변경하며 남녀 공학을 실시했다. 과거 15학급 1천28명이던 학생 수는 현재 11학급 251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날 졸업생의 수 또한 99명으로 타 학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다.

통합된 신아중학교는 현재 아양중학교의 건물을 사용하게 된다. 2월 리모델링을 시작해 7월에 모든 작업이 끝날 예정이다. 따라서 두 학교의 학생은 현재 신암중학교에서 한 학기를 공부하고 2학기부터 새로운 신아중학교에서 수업을 실시한다. 현재의 신암중학교 건물은 이후 대구시에서 사용하게 된다.

김성우 기자  raphael@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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