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유통업체의 홍보실이 ‘좌불안석’이다. 매출은 오르지 않고 있는데다 일부 업체는 홍보실 축소 소문마저 돌고 있어서다.

유통업계에서 ‘홍보’와 ‘소통’은 필수적인 업무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를 상대하는 업종인 만큼 대외적인 이미지를 키우고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과 이벤트 등을 알려야 하는 업무가 많아서다.

하지만 최근 지역 유통업계에서는 ‘홍보실 축소’ 소문이 나오고 있다. 갈 곳 없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판이라는 것.

최근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구 동아백화점이 내년부터 홍보실 운영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동아백화점은 이랜드에 인수된 뒤에도 홍보실은 굳건히 유지해왔던 터라 이번 중단설에 지역 유통업계는 적잖은 충격을 받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력 감소도 아닌 홍보실을 폐쇄한다는 것은 대외적인 소통을 중단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동아쇼핑과 동아아울렛 등이 그냥 물건만 파는 ‘영업’만으로 살아가겠다는 이야기”라고 우려했다.

대구백화점의 경우 조직개편 소문이 무성하다. 지난해 10월 현대백화점 전무에서 대구백화점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최관웅 대백 사장이 취임 1년을 지나면서 연말쯤 조직을 개편할 수 있다는 것이 유통계의 눈치다. 현대백화점 점장을 지낸 경력과 전무로서의 경험을 살려 대백의 도약을 이끌어낼 막중한 임무를 가진 만큼 자신만의 조직으로 재편하려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이 가운데 마케팅관련 업무에 대한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백의 매출이 최근 부진하고 있어서 매출과 직결되지 않는 분야를 축소할 수 있어서다. 한 컨설팅업체 대표는 “통상 기업은 매출이 감소할 경우 손실을 막기 위해 마케팅과 홍보비용을 줄인다”며 “인원 감축 등도 가능할 것이다. 대백은 이미 지난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지 않나”고 말했다.

디지털경제DB

실제 대백은 매출 부진이 가장 큰 걱정이다. 대구백화점은 최근 IMF 외환 위기 이후 20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6일 대백이 발표한 당해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매출액은 1천373억 원으로 지난해(1천582억 원)에 비해 13.3%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4억 원과 7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백 이외에도 사드 사태로 위기를 맞이한 롯데백화점 역시 매출 감소에 따를 대안을 찾지 못해 고심이 큰 상황이다. 롯데 대구점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쳤지만 대구신세계 개점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메우지 못하고 있다. 홍보실이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 한 유통업계 직원은 “매출이 오르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홍보실은 뭐하고 있냐’는 비아냥 소리를 들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내부적으로 마케팅과 대외협력 비용을 삭감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지역 유통 홍보실은 정말 ‘좌불안석’이다”고 하소연했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저작권자 © 디지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