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총리에 내정된지 6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안 총리 후보자는 검사 재직 시절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맡아 여야 현역 의원들은 물론 그당시 실세들까지 감옥에 보내는 등 소신과 원칙을 보여주면서 ‘국민 검사’로 불렸다. 또한 공직 기간 동안 재산 공개에서 항상 최하위권을 기록해 청렴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청와대의 총리 내정 발표 후 안 후보가 대법관 퇴임 1년 후인 작년 7월 변호사 사무실을 열어 연말까지 5개월 동안에만 16억원의 수입을 올렸음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었다.

 

 박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고 부정부패와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척결하는 관료사회 혁신의 사령탑으로 발탁한 회심의 카드였기에 충격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관피아 척결하겠다는 인물이 법피아의 전형적인 모습이었기에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5일 만에 낙마한 것도 로펌에서 근무한 7개월 동안 7억 원가량의 ‘전관예우’를 받았다는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박근혜정부에서 총리 후보의 두 번째 낙마에 이어 10명이 넘는 장관·청와대 수석이 임명장도 받지 못하고 중도하차했고 청와대는 이에 비서실장이 위원장을 맡는 인사위원회를 만들고 인물 검증을 강화한다는 대책을 부랴부랴 내놓았지만 이번 안대희후보 사퇴로 인하여 여전히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번 안대희후보의 낙마로 청와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새 총리 후보자는 전관예우와 관피아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인물로 골라야 한다. 가능하다면 이념을 떠나 다른 정파, 전정권의 인물이라도 능력과 청렴성과 도덕성이 받혀준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런 새 총리가 수십 년 묵은 적폐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쳐 환부를 도려낸다면 대한민국은 다시 태어 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