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디지털경제) 대구 토종 유통 기업인 대구백화점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패배의 쓴 맛을 봤다. 대구백화점이 지난해 오픈한 ‘대백아울렛 동대구점’이 26일 문을 닫는다.

지난해 대구신세계 백화점 오픈에 맞춰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대대적으로 리뉴얼 작업으로 경쟁력을 키울 당시 대백은 인근에 ‘도심형 아울렛’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동구 신천동 옛 귀빈예식장 자리에 아울렛 점포를 건설 중이던 인성씨엔에스를 계열사로 편입해 아울렛 사업에 뛰어들었다. 투자비만 1천5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픈 이후 대백아울렛은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아울렛 내부를 채울 상품 기획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혔던 것.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울렛을 가는 소비자의 심리는 고가의 상품을 조금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심리이다”며 “준명품, 명품 브랜드를 채우지 못하고 일반 브랜드 제품군으로 구성하면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일반 브랜드 의류의 경우 온라인쇼핑몰을 통하면 오히려 반값보다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며 “대백아울렛의 제품군들 중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브랜드는 거의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바로 옆 대구신계계의 견제도 대백아울렛의 영업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중국의 사드보복 등은 관광객 감소와 매출 부진을 이끈 주된 원인이됐다. 이 같은 영향은 대백아울렛뿐 아니라 대구백화점 전체 매출에 걸쳐 나타났다.

대구백화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43억5천189만원(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20억8천223만원) 보다 적자 폭이 더 커졌다. 1분기 매출액은 326억3천341만원으로 전년 동기(414억4천748만원) 대비 21.2% 감소했다.

결국 대백은 아울렛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 기존 건물은 현대백화점 측에 임차하면서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전환시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내부공사를 한 뒤 다음달 이 건물에 도심형 아울렛을 오픈할 예정이다. 건물은 연면적 7만1천934㎡, 영업면적 2만8천519㎡ 규모로 임차 기간은 10년이며 추후 연장이 가능하다.

이대성 기자  rlaeorhkd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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