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정자는 차떼기 사건과 관련하여 당시 상황과 심경을 내놓았다.

이 내정자는 "송구스런 마음으로 지내고 있고 일생일대의 뼈아픈 마음으로 살고 있다"며 "정치자금 불법 전달은 100번 사과드린다"며 다만 "당이 어떻게 그 돈을 받은 것인지도 알지 못했고 당에서 주는 돈을 그냥 갖다준 것"이라며 "으레 대선 앞두고는 당끼리 합치기도 하고 영입 회유 같은 그런 짓들을 하지 않냐"고 변명했다.

이어 "이인제 의원과 나는 고교동문이고 당시 2007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했던 선거 이슈는 행정수도 이전이었다"며 "민주당 경선 후 탈당한 이인제 의원이 자민련 부총재로 갔고 나도 마침 충청 출신이라서 '네가 가서 해봐라'고 해서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김영일 사무총장으로부터 갖다주라는 말을 듣고 이행했지만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그 돈이 차떼기라는 걸 알았다면 죽어도 그 짓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내정자는 1997년 대선과 관련하여 안기부 북풍사건과의 연루설에 대해 부인했다.

이 내정자는 "그 건에는 내가 전혀 관여하지 않아서 기소되지도 처벌을 받지도 않았다"며 "출국금지를 당하고 수차 수사를 받았고 동료들은 감옥에 갔지만 당시 검찰에서 샅샅이 뒤졌음에도 내가 관계가 없어서 기소를 안했다고 본다"며 "당시에 직원들에게도 절대 정치관여를 하지 말자고 시종일관 주장했다"며 "예나 지금이나 소신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내정자는 18대 대선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유감을 나타냈다.

이 내정자는 "전임원장이 왜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했는지 들여다보지 못했지만 국정원의 업무내용이 정치적 소용돌이에 끼어들어 안타깝다"며 "정치관여란 4글자만큼은 머릿속에서 지우겠다. 가슴 한구석에 사표를 써들고 다니겠다. 남다른 각오로 임하겠다"며 "국정원이 국가안보와 국익수호를 위해 일했지만 최근에 정치관여라는 말 때문에 위상과 국민적 신뢰가 떨어졌다"며 "앞으로 내가 얼마나 근무할지 몰라도 직원들의 의식을 개혁하고 통제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 공작보다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돌리는 의식개혁을 우선시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인사청문회장에서 국정원 직원이 야당 의원들의 질의자료를 촬영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한때 일정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국정원 직원이 국회사무처로부터 일시취재증을 발급받아 청문회장에 들어왔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청문회가 40여분만에 속개됐다.

이에, 이 내정자는 "그 광경을 보면서 결례가 있다고 생각했고 조금 나무라기도 했다. 민감한 시기에는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그동안 쌓인 조직문화나 관행 차원에서 청문회를 찍는다는 식으로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수 기자  dock04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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