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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듬뿍·추억 가득! 대구 전통시장] (18)대구 원대신시장한때 팔달시장과 함께 북구 핵심 상권... “서대구역세권 붐타고 옛 명성 회복”
1980년대 원대시장 일대는 대구 북구의 최고의 농산물 집산지로 호황을 누렸다. 당시 출퇴근 무렵이나 평일 오후에도 시장골목은 말 그대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한다. 사진은 현재의 모습. 한상갑 기자

조선시대 지방에 파견되는 관리, 상인들을 위한 원(院)은 전국에 약 1,300여개가 설치되었다. 문헌에 보면 대구에도 범어, 금천, 낙중, 대로 등 역원(驛院)이름이 나온다.

공공 숙박시설이었던 원(院)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시대 화랑들이 심신단련을 위해 전국을 유람할 때 이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기관이 원, 노원(魯院), 또는 대로원 이었다.

대구 북구의 노원동(魯院洞)은 삼국시대 ‘대로원’(大魯院)에서 지명이 유래된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시대 지금 팔달교 일대에 ‘대로원’이 위치했다는 기록이 보이는데 그렇다면 지금의 노원동 일대는 원의 전통이 삼국시대에 이어 1500년 이상 유지되는 셈이다.

대구에서 원의 전통을 계승한 곳은 또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원대시장의 원대동이다. ‘원대’(院垈)를 풀어보면 ‘원 터’가 된다. 바로 대로원이 있던 자리가 바로 원대동인 것이다.

삼국시대부터 지방의 공적 숙소로 이용되었다면 노원, 원대동 일대는 예로부터 교통, 물류, 상권의 중심지였을 것이다. 5~6세기부터 대구의 교통로, 요충지 중 하나였던 원대시장을 돌아보았다.

◆1970~80년대 팔달, 원대시장 최고 호황=노원, 원대시장의 내력을 논하기 전에 금호강 남쪽 팔달교 일대 역사를 잠시 돌아보자.

‘팔달’(八達)이란 지명이 의미하듯 현재 북구지역은 대구의 북쪽관문, 남북 연결로의 의미를 갖는다. 팔달교 일대는 칠곡군, 달성군은 물론 대구에 중, 서, 남구의 도심과 맞닿아 있다.

1960~70년대 염색공단, 제3산업단지가 입지하면서 대구 북서쪽 산업 중심으로 부상했고, 주변에 고속도로, KTX는 물론 도시철도 3호선까지 이어지면서 교통의 요충지로 거듭나고 있다.

1986년 팔달대교의 건설은 북, 서구 지역 산업, 교통, 유통분야에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금호강이 남북으로 연결되면서 칠곡군 왜관과 상주, 안동, 영주지역의 농산물이 대구로 몰려들고 대구의 공산품이 지방으로 팔려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북구 매천동에 농수산물도매시장의 들어선 이후 도매 기능이 매천동으로 넘어갔지만 1980년대 팔달, 원대시장 일대는 대구 북구의 최고의 농산물 집산지로 호황을 누렸다.

특히 원대시장은 시장인 동시에 제3산업단지, 원대가구골목 등지로 통하는 교통로여서 유동인구가 엄청났다. 1970~80년대 전성기 때는 출퇴근 무렵이나 평일 오후에도 시장골목은 말 그대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한다.

원대신시장 이부건 상인회장은 “당시 팔달신시장이 대규모 농산물 시장으로 특화된 도매시장 이었다면 원대신시장은 농산물 소매, 생필품 시장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말한다.

◆노원, 원대, 비산동 주민의 생필품 공급 시장=1968년도 문을 연 원대신시장은 올해로 개장 53년 째를 맞았다. 100미터 남짓한 시장 통로에 56개 업소가 현재 영업을 하고 있다. 원대, 노원, 비산동 주택가 시장으로 특화해 채소, 과일, 반찬, 생선, 잡화 등 생필품 위주로 상가를 운영하고 있다.

주변 공단 침체이후 유동인구가 줄고 노령층들이 증가하면서 시장 아이템들도 노후화하고 있다. 지금도 노점엔 때밀이수건, 고무줄, 효자손, 나프탈렌 같은 잡화점들이 많고, 요즘 보기 힘든 문구사도 입점해 있다. 시장 끝단 대풍문구점엔 훌라후프, 슬리퍼, 우산, 인형, 실내화 등이 진열돼 중년들의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시장의 노쇠화와 상권의 쇠퇴는 주변 공단 쇠퇴와 인구 감소로 인한 슬럼화 현상으로 대부분 변두리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도 상인회는 2009년 시장 현대화 작업을 추진하고 옛 영화를 회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차장을 신설해 쇼핑객들의 접근 편의성을 높인데 이어, 간판을 규격화해 시장 전체의 질서와 안정감을 더했다.

시장의 기본 모드는 주부들의 장보기에 맞춰져 있다. 반찬, 분식, 야채부터 생필품 위주로 구색을 맞췄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들과 시장에 다녔다는 윤미라(49) 씨는 “원대신시장은 옛날 시장의 향수를 소환할 수 있는 곳”이라며 “특히 수제만두, 수제두부, 수제참기름 등 즉석요리가 많아 믿음이 더 간다”고 말했다.

최근 원대신시장 주변에 서대구 KTX 역세권 개발과 대규모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시장 발전에 대한 상인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주변 아파트 대단지 들어서며 상인들 큰 기대=원대시장 주변엔 대형유통점이 3곳이나 있고 주변 유동 인구도 계속 줄어 시장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 발전과 관련된 희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시장 주변에 서대구 KTX 역세권 개발과 대규모 아파트들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1~2년 새에 서대구역세권 주변에 반도유보라, 앵무예다음 등 대단지가 들어서 상인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시장 바로 앞에 들어서는 서대구 센트럴자이(1,526 세대)에는 시장에 유동인구와 매출증가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대시장 상인회에서도 2023년 서대구 자이 입주시점에 맞추어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선 시장 전체 분위기를 젊은층 감각의 맞춰 새로운 디자인 한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입주민, 주부층 취향에 맞추어 가로, 입간판 등 정비도 서두르고 있다.

상인회에서 특히 관심을 갖는 부분은 상가에 전체 구성과 아이템들. 기존 노인층, 구 패션 위주 아이템을 새로 정비해 새로 맞이하게 될 입주민들이 기호와 눈높이를 맞출 예정이다.

이부건 상인회장은 “대형소매점으로 향하던 주부, 젊은층들이 발길을 우리 시장으로 향하게 할 것” 이라며 “앞으로 온라인, 비대면 시대에 맞춰 원스톱 쇼핑, 배달 서비스 등을 통해 주민들의 편의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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