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만나지 못한 친구' 공연 모습. 극단 초이스시어터 제공

극단 초이스시어터(대표 안희철)가 대명공연거리 아트벙커에서 연극 “만나지 못한 친구”를 무대에 올린다.

대구 출생의 노동운동가 전태일과 그의 삶을 전태일 평전으로 써낸 인권변호사 조영래, 이미 고인이 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제로는 만난 적이 없는 두 사람이 만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가상의 설정에서 작품이 시작된다.

이 작품은 특정 이념이나 정치색을 보여주거나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들 힘들고 어려웠던 그 시절을 살아온 이들에게 보내는 박수와 미안함이 담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미래의 기술을 통해 과거의 이야기를 보여주며 현재를 이야기하는 매력적인 구조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노동 운동가 전태일이 대구 남산동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전태일 평전을 썼던 인권변호사 출신 법조인 조영래 역시 대구 대봉동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다. 비슷한 시기에 인근에서 살던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이유로 대구를 떠나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실제로는 서로 만난 적이 없다고 전해지는 전태일과 조영래, 어쩌면 두 사람이 서로 만났을 수도 있다는 상상과 실제로는 두 사람이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 사이에서 수많은 설정이 가능했다. 그런 상상과 설정은 작품 안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작품은 안희철이 쓰고 제작을 맡았으며, 전 대구시립극단 최주환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두 사람은 그동안 “오! 미스리”, “데자뷰”, “비 갠 하늘”, “오비이락”, “가얏고” 등 수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전태일 어머니 역에는 언제나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여 믿고 보는 배우 김진희, 전태일 역에는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최우정, 조영래 역에는 지적이며 이성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김명일, 다양한 역할을 맡아 연기 변신을 보여주는 남자와 여자 역은 윤규현과 강영은이 맡았으며, 라이브 연주와 노래로 관객의 정서를 움직이는 여공 역은 정아름이 맡아 연극에 열정을 불어넣고 있다.

안희철 대표는 ‘힘들었던 시대, 희생하며 살았던 많은 분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달 25일부터 30일까지 대명공연거리에 있는 아트벙커에서 공연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4·7시, 일요일 3·6시. 전석 3만원이며, 인터파크티켓·티켓링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053)421-2223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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