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중성리비. 출처 나무위키

‘신라 3비’라고 부르는 중성리비, 냉수리비, 울진봉평비처럼 우리나라 고대사에서, 특히 금석문에서 화제에 올려진 유적도 드물다.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없는 자료, 내용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문헌사료를 뒷받침하는데 결정적인 자료로 인정받고 있다.

이 3비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한반도 내에서 발견된 신라비 중 시기가 가장 빠르고 정확한 연대를 갖고 있어 비교, 분석의 근거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중성리비는 국보급 문화재답게 발견 내력도 드라마틱하다. 2009년도 포항시는 중성리 일대에서 ‘주민생활 개선사업’을 벌이게 된다.

도로개선 사업을 벌이던 현장엔 자연석들이 널려 있었는데 현장을 지나던 김헌도(59) 씨 눈에 평평한 돌 하나가 눈에 띄었다.

화분 받침대용으로 눈여겨보았던 김 씨는 친구에게 이 돌을 집으로 함께 옮겨줄 것을 부탁했으나 핀잔만 들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김 씨는 110kg에 이르는 돌을 지줏대를 바치고 밧줄을 묶어 10여m 떨어진 자신의 마당까지 운반했다.

금석문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탁본을 뜨고 자체 판독을 한 결과 그 신문사는 이 비가 신라 고비(古碑)을 확인하고 ‘국보급 신라 고비 발견’이라는 제하에 전국 특종을 일궈냈다.

이후 포항시에 문화재 발견신고를 하고 시는 다시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보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사진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중성리비문을 들여다보면 냉수리신라비가 오버랩 된다. 두비 모두 지방에서 일어난 ‘재산 분쟁’에 중앙정부가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띤다.

경주의 동쪽과 포항을 아우르는 거벌고리촌(居伐古利村), 고리촌(古利村), 나음지촌(那音支村), 진벌(珍伐) 지역에서 신사(辛巳:501년)년에 소송이 발생했고 비문에는 이 것을 처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신라3비의 발견은 신라사 연구에 큰 전환점을 마련한 사건으로 인식된다. 이 3비는 지방에서 재산 분쟁이나 소요사태가 일어났을 때 중앙정부가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바쁜 통치과정 속에서 울진이나 포항북부까지 경주의 6부 세력들이 출동한 이유는 첫째 아직 중앙집권체제가 마련되지 않아 지방 장악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포항북부지역에 비가 몰려있는 이유도 이들 지역이 경주 정치, 경제권이 총 출동해야 할 정도로 지정학으로 중요했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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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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