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출연자들이 ‘팜유라인’이라는 단어를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하면서 즐거워했기 때문이다. 당장이라도 전화를 들어 팜유에 대해 제대로 알고 말하는 것인지 따져 묻고 싶었다. 팜유로 인해 숲이 파괴되는데, 프로그램에서 오히려 팜유를 홍보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기 때문이다.

물론 출연자가 말하는 팜유의 의미는 단순했다. 기름진 음식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의미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프로그램은 많은 사람이 함께 만드는 작업의 결과물이다. 누구 하나라도 팜유의 실상을 알았다면, ‘팜유’라는 단어를 처음부터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팜유 농장을 조성하기 위해 열대우림이 파괴되었다. 지금도 팜유 생산을 위해 열대 숲이 사라지고 있다.

팜나무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서부 열대지방이지만, 다국적 기업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숲을 파괴하고 대형 팜유 농장을 만들었다. 특히, 전 세계 팜유의 85%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한다.

전 세계 팜유 생산 순위

팜유 농장을 짓는 과정에서 숲에 사는 많은 동물이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의 조사 결과를 보면, 농장 건설을 위해 멸종위기 포유류 54%, 멸종위기 조류 64%가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결국 팜유가 들어간 제품을 쓸 때 열대 숲의 나무 한 그루가 뽑히는 셈이다.

시간이 갈수록 탄소중립과 환경보호의 목소리는 커져가는데, 팜유 소비가 왜 줄어들지 않을까?

팜유의 경제적 장점 때문에 환경이 무시되었기 때문이다.
팜유는 팜나무(기름야자) 열매의 과육과 씨앗에서 추출한 식물성 유지이다. 팜유는 콩, 옥수수 같은 식물성 기름보다 단위 면적당 6∼11배 정도 더 많이 짜낼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게다가 다른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 제품보다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까닭으로 라면, 과자, 초콜릿 등뿐만 아니라 비누, 세탁세제 등 생활용품까지 팜유를 다양하게 사용한다. 팜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식물성 유지로, 전 세계 식용 유지의 약 35%를 차지했다.

<팜유가 들어간 과자, 라면, 세탁용품 라벨>

필자는 이런 이유에서 <나 혼자 산다>에 나온 ‘팜유라인’의 잘못된 사용을 지적했다.

이제 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제부터 팜유가 나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만약, 제품을 살 때 팜유가 들어 있는지 확인한다면, 숲을 지키고 더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팜유가 들어간 제품을 사지 않는 것도 열대 숲의 파괴를 막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 수 있다!

[탄소중립교육연구소 교육이사 김윤해]

김민정 기자  deconom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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