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면 땅값이 10배 이상 뛴다고 속여 다단계 방식을 이용하여 6백여명을 상대로 수십억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한 뒤 고수익을 미끼로 땅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획부동산 다단계 판매조직 대표 권모(39)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공범 이모(48)씨 등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 등은 평당 8천800원에 구입한 강원 강릉시 옥계면 소재 임야를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올해 7월 18일까지 노인, 주부 등 614명에게 평당 20만원에 판매해 총 68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투자를 요구한 땅은 급경사가 진 돌산으로 개발이 불가능했고 강릉 빙상경기장과는 100km 이상 떨어져 아무런 투자 이득을 기대할 수 없는 땅으로 드러났다.

권씨 등은 부동산을 분할해 방문판매 방식으로 판매하는 기획부동산 업체를 설립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7월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본사를 두고 역삼동·부산·인천·안산 등에서 투자 설명회 등을 통해 회원들을 끌어모아 투자 설명회를 열고 "강릉시의 땅 5만 6,826㎡를 구입했는데 평창동계올림픽 빙상경기가 강릉에서 열리면 땅값이 10배 이상 오를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또한 조금만 투자하면 거액의 수당까지 얻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특히 권 씨 등은 4평짜리 땅을 80만 원에 산 투자자에게는 이후 다른 사람이 추가로 가입할 경우 1명당 1만 원을 수당으로 지급했다. 자신이 소개한 사람이 투자자가 되면 투자금의 10% 즉, 8만 원의 소개수당도 지급했다.

여기에 자기 소개로 7명이 더 가입하면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시켜줬고 대리에서 8명이 더 가입하면 1명당 2만 원의 수당을 주고 과장으로, 추가로 8명이 더 가입하면 1명당 3만 원의 수당을 주고 부장 직급을 달아줬다.

4평 땅을 산 투자자의 경우 부장까지 승진했을 경우 95만 원의 수당을 받을 수 있었다.

'4평방'에서 졸업하면 더 큰 규모의 땅을 살 수 있는 자격을 주고 50~100만 원의 월급까지 지급했다. '8평방', '38평방', '70평방'을 만들어 두고 같은 방식으로 다단계 영업을 시켰다.

권 씨 등은 이러한 다단계 방식의 수법으로 이 모(71, 여) 씨 등 614명으로부터 약 68억 원 상당의 매출을 거뒀다. 이들은 이 중 40억여 원을 실제 수당으로 지급했다.

10여 년 동안 기획부동산 일을 했던 권 씨 등 일당은 애초에는 텔레마케팅으로 땅을 팔려 했다가 여의치 않자 이 모(52) 씨 등 다단계 전문가들을 영입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연금처럼 수당을 받아 생활하려던 노인들이 카드빚까지 내 투자해 신용불량자가 된 경우도 있었다"며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를 권유하는 업체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영수 기자  dock04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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