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잔만 달라”며 일면식도 없는 집에 찾아가 80대 노인을 상대로 물을 얻어먹고 이후 식중독에 걸렸다며 돈을 뜯은 40대가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10일 홀로 사는 노인을 협박해 돈을 뜯은 혐의로 백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달 5일 부산시 서구에 사는 김모(87) 할머니 집으로 백모(47)씨가 "물 한잔만 달라"며 문을 두드렸다. 처음보는 사람이었지만 김 할머니는 '젊은 사람이 얼마나 급했으면 남의 집 문을 두드렸을까'라고 생각하며 부엌 주전자에서 물 한잔을 따라 건넸다.

이후 11월 26일 오후 2시께 누군가 김 할머니 집 대문을 요란하게 두드렸다.

놀란 김 할머니가 대문 밖을 내다보니 다름아닌 보름전 물을 얻어 마신 백씨가 성난 얼굴을 하고 서 있었다.

백씨는 김 할머니에게 "물이 잘못돼 식중독에 걸렸다. 병원비를 물어내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할머니에게 삿대질하고 10여 분간 고함을 질렀다.

백씨의 행패에 김 할머니는 결국 합의금 조로 백씨에게 10만원을 건넸다.

경찰은 김 할머니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백씨를 붙잡았다.

음주운전으로 3건이나 수배된 상태인 김씨는 사촌 동생 집에서 도피생활을 하고 있었다.

경찰조사결과 백씨는 식중독으로 병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백씨는 경찰에서 "생활비가 없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김보람  boram@newsmal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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