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전 일어났던 '이태원 살인사건'이 4일 현장검증으로 재연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4일 오후 2시 30분 검찰이 서울중앙지검에 마련한 화장실 세트장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검증은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며 비공개로 이뤄진다. 

재판부는 무죄로 풀려난 에드워드 리(36)와 진범으로 기소된 아더 존 패터슨(36)에게 현장을 복원한 세트에서 각각 범행 상황을 재연시켜 사건 현장에 남은 혈흔 등 증거와 비교해볼 예정이다. 재판부 관계자는 "이들의 당시 설명과 증거들이 일치하지 않으면 진범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될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패터슨은 1997년 4월3일 오후 10시께 서울 이태원 소재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한국계 미국인 리와 함께 대학생 조중필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패터슨은 지난 9월23일 송환된 이후부터 법정에 서기까지 줄곧 "범인은 (에드워드) 리"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패터슨은 당시 리가 칼을 주머니에 넣은 채 피해자를 따라 화장실에 먼저 들어갔으며 리가 화장실 대변기 칸 문을 열고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 다음 피해자 조 씨의 목을 찔렀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리는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세면대 위 거울을 통해 패터슨이 갑자기 조씨를 찌르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한다. 

이날 검증은 패터슨과 리, 검사, 변호인, 피해자 가족 1명 등 일부에게만 공개된다. 재판부는 1월 중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의 아버지를 증인신문하고 2월 중 선고할 예정이다.

김민정  mji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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