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토종 백화점과 매출 1위 백화점간의 대격돌’

대구 지역 유통계의 ‘조상님’인 대구백화점이 10일 지하 1층에 영풍문고를 오픈한 데 이어 이달 27일 매출 1위의 현대백화점이 ‘교보문고’를 오픈하기로 하면서 토종과 신흥의 재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왼쪽)대구백화점 대구본점, (오른쪽)현대백화점 대구점)

대구 지역 유통계의 ‘조상님’인 대구백화점이 10일 지하 1층에 영풍문고를 오픈한 데 이어 이달 27일 매출 1위의 현대백화점이 ‘교보문고’를 오픈하기로 하면서 토종과 신흥의 재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랜 세월 대구 지역 유통의 자존심이었던 대구백화점이 백화점간의 ‘대형서점 대결’에서 승자가 될지, 아니면 여전히 역외 백화점의 브랜드 파워에 밀려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

대구백화점 본점(이하 대백 본점)은 지난 10일 대구 지역 백화점에서 최초로 복합문화형 2세대 서점을 선보였다. 대구에서 가장 큰 서점인 교보문고 대구점과 직선거리로 17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대백 본점 지하에 국내 2위 대형서점인 영풍문고를 입점 시킨 것. 표면적으로는 두 개의 서점 간의 대결처럼 보이지만 이달 27일 대백 본점과 불과 600m 이내의 거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대구점(이하 현백 대구점)도 대형서점을 오픈할 예정이어서 대형서점을 앞세운 백화점 간의 대결 구도로 펼쳐지고 있다. 더구나 현백 대구점의 서점은 교보문고다. 현백 대구점과 200m 떨어진 삼성생명 빌딩 지하에 영풍문고가 있다는 점에서도 대백과 입지적 요소가 유사하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대백-영풍문고’, ‘현백-교보문고’ 두 콜라보레이션의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서점 1‧2위인 교보문고와 영풍문고가 넘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신규 매장을 둔만큼 서로 뺏고 뺏기는 혈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문화복합형 서점 등장의 첫 사례인 만큼 누가 먼저 승기를 거머쥘지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두 백화점의 대결에서 선뜻 한 곳이 우위를 점한다고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우선 서점의 면적 면에서는 대백이 앞선다. 영풍문고 대백 본점은 2천380㎡(720평)의 넓은 매장 안 15여만 권의 책뿐만 아니라 플라워카페와 넓은 휴식 공간, 키즈공간 등 편리하고 쾌적한 편의시설을 담았다.

지난 10일 오픈한 대구백화점 본점의 영풍문고 내부 (사진/대구백화점 제공)

인테리어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일본인테리어 컨설팅 업체인 ‘GARDE’의 컨설팅으로 지어진 매장은 내추럴과 모던을 기반으로 기억에 남는 즐거운 체험, 체험할 수 있는 즐거운 문화여행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반면, 교보문고 현백 대구점은 앞서 지하 2층 CGV 옆에 위치해있던 옷 브랜드들을 대거 이동시킨 후 990여㎡(300평) 규모의 매장에 교보문고를 입점시킨다. 면적면에서 영풍문고 대백 본점이 2배 이상 크다.

뿐만 아니라 대백 본점은 대구의 가장 큰 번화가인 동성로 중심지에 위치해 있어 서적의 주 고객층인 20~30대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졌다. 서점업계 관계자는 “서점의 주된 이용객은 젊은층이고 이들의 소비패턴으로 봤을 때 고가의 브랜드가 많고 중장년층이 많이 오는 현대백화점보다는 대구백화점으로 발길이 더 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교보문고 이용객 일부가 영풍문고로 넘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풍문고 대백 본점의 이 같은 강점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대결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은 바로 ‘브랜드 파워’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교보문고 현백 대구점의 강점은 대구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자랑하는 현대백화점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풍문고 대백 본점보다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면적이지만 현대백화점의 매출과 브랜드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며 “똑같은 가게가 입점한다 해도 현백의 매출이 훨씬 큰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교보문고가 우위를 선점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보문고 현백 대구점은 단순한 서점의 기능만 부각된 기존의 교보문고 대구점과는 다르게 휴식과 힐링을 통해 책과 문화 트렌드가 공존하는 고급스러운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가드닝(Gardening. 정서 안정, 관상, 공기 정화, 조경, 취미 생활, 식재료 수확 등의 목적을 위해 화초나 채소를 가꾸는 활동) 콘셉트의 인테리어를 통해 서점을 찾은 고객들이 계속해서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연출한다. 특히 넓은 공간의 독서 테이블과 이야기가 있는 ‘카페자우’, 도서 전문상담과 추천서비스 북컨시어지, ‘키즈파크’ 등을 설치할 예정이며, 교보문고의 ‘핫트랙스(디자인문구·리빙·CD 등 복합 판매점)’도 함께 입점한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유플렉스 김은진 대리는 “현대백화점의 고급스러움과 교보문고의 브랜드 가치가 잘 맞는다고 판단돼 입점을 확정했다”며 “일본의 츠타야 서점처럼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함 쉼터의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인테리어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백의 브랜드 파워에 밀리지 않기 위해 영풍문고 대백 본점은 다양한 오픈 축하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10일부터 31일까지 신규 회원 가입 고객에게 머그컵을 증정하고, 5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와피캐릭터 저금통을 선물하며, 구매 금액에 따른 도서할인권도 증정한다.

대구백화점 경영지원실 홍보팀 이준혁 대리는 “영풍문고 대백 본점이 대구 지역 백화점의 첫 등장인 만큼 영풍문고와 대백 모두가 공을 들이고 있다”며 “지금 하고 있는 오픈 이벤트 외에도 영풍문고에서 자체적으로 팬싸인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열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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