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화원읍에 사는 최유정(46·여) 씨는 다가오는 김장철을 맞아 시름이 깊어졌다. 올해 배추 값이 지난해에 비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최 씨는 “얼마 전 마트와 시장을 찾아 김장 예산을 잡았는데 지난해보다 3만 원 가까이 더 지출해야 한다”며 “올해는 속초에 계시는 친정어머니께도 김장김치를 보낼 생각이어서 더욱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의 여파로 배추 등 채소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김장비용이 지난해보다 훨씬 오를 것으로 예상돼 김장철을 앞둔 주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디지털경제 DB)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의 여파로 배추 등 채소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김장비용이 지난해보다 훨씬 오를 것으로 예상돼 김장철을 앞둔 주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발표에 따르면 배추 상품 1kg당 도매가격(21일 기준)은 평균 880원으로 한 포기당(3kg 기준) 2천6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 기록적인 폭염으로 1만 원까지 급등한 가격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내린 수치지만, 아직도 평년(최근 5년간 평균 배추 값(kg당) 519원)에 비해 70% 비싼 가격이다.

김장철인 11월과 12월의 평균(최근 5년간) 배추가격은 포기당 1천500원 안팎으로, 극성수기의 경우에는 포기당 1천700원까지 올랐다. 올해 배추값은 배추 작황이 좋았던 지난해 값이 많이 내려간 시기와 비교해서 최고 124.5%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배추 값뿐만 아니라 다른 김장재료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올해 김장은 지난해보다 4~5만 원 이상 더 들 것으로 보인다. 김장 양념의 주된 재료인 무의 평균 도매가격(20kg, 21일 기준)은 2만5천400원으로, 재배면적이 줄고 출하 시기가 늦춰지면서 지난해보다 219%, 평년보다 147% 올랐다. 

또한 대파의 경우, 고온 및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해 올해는 평년 대비 60%가량 가격이 올랐으며, 양파와 마늘도 재배면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비슷한 가격에 판매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김장 김치에 많이 들어가는 수산물인 굴도 올해 고수온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굴 가격은 현재 평년(kg당 8천753원)에 비해 14.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4인 가족이 배추 16포기로 김장을 담글 경우 가장 저렴한 전통시장에서 구매해도 6만원에 육박하는 돈을 지출해야 한다. 평년 가격인 3만7천184원에 비해 2만 원 이상이 오른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여름 1만 원대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금추라고 불렸던 배춧값이 그래도 서서히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김장철에는 평년수준보다는 조금 높겠지만, 지금만큼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른 한파나 폭우 등의 기상변화가 발생하면 다시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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