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복주의 갑질은 어디까지인가’

대구 지역 주류 업체 금복주가 지난해 여직원의 성차별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최근 하청업체에 상납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자 곳곳에서 금복주의 ‘갑질’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금복주의 술을 구입 판매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그동안 금복주가 지역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기업들보다 더한 ‘갑질’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대구 서구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 사장은 금복주의 행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역 기업이라면서 지역소상공인을 위한 것은 다른 대기업보다 더 못한다”며 “이번 떡값 사태는 아마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는 “주변에 금복주 술을 취급하는 이들 중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다.

고객의 부주의로 깨진 소주병에 대해서 다른 주류 기업과 달리 금복주는 소상공인에게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

실제 한 슈퍼마켓 직원은 “사실 손님에게 깨진 병에 대해서 값을 물어달라고 요구하는게 쉽지 않다”며 “또 이 같은 고객부주의 사고에 대해서는 주류업체가 새것으로 바꿔주는 것이 관행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 같은 교환을 금복주는 중단했다. 반면 롯데하이트 등 타지역의 다른 주류기업은 여전히 제품 교환을 해주고 있다.

직원은 “여름이 되면 술 소비가 늘어나고 그만큼 가게에서 부주의로 깨지는 술들이 많이 나온다”며 “그런데 금복주는 이런 소상공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하다”고 하소연했다.

한 지역의 슈퍼마켓 사장은 다른 주류업체는 깨진 병 등에 대해서 교환을 해주는 반면 금복주는 이 같은 서비스가 중단됐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하이트맥주의 교환 건의서.

또 다른 금복주의 ‘갑질’은 대형마트와 소상공인에 대한 ‘차별’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복주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형 유통과는 직거래 방식으로 주류를 거래한다. 수량이 엄청난 만큼 자사의 직원들이 판촉과 홍보 등을 직접 관리한다. 하지만 골목 슈퍼 등의 마케팅에 대해서는 아웃소싱 업체에 맡긴다. 금복주와 직거래를 하지 않고 주류 도매상을 통해서 일정 물량을 받는 소상공인들은 금복주 제품에 대한 관리도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슈퍼마켓 A 사장은 “잘나가는 참소주에 대해서는 특별히 프로모션도 없고, 싸게 우리에게 주지도 않으면서 잘 안팔리는 담금주 등은 우리에게 ‘3박스 사면 1박스는 공짜로 주겠다’는 식으로 역제안하면서 강매를 부추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잘 팔리지도 않는 제품을 가게에 둬봤자 자리만 차지하는 것인데 우리를 위한 프로모션이 아니라 자기들 골칫거리 처리하려는 식의 판촉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주류업체 금복주가 소상공인들을 홀대한다는 '갑질'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금복주는 지난 21일 자사 임직원이 하청업체로부터 떡값을 요구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잘 팔리는 술은 제값을 다 받고 팔면서 고객의 실수로 깨진 술에 대해서는 반품도 해주지 않는 식의 갑질이 계속돼 왔다는 것.

이에 대해 금복주 홍보팀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경우에도 본사가 직접 판촉활동을 하기도 한다. 또 깨진 술이나 불량 등에 대한 접수가 들어오면 교환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웃소싱이나 협력업체 쪽에서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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