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1시 달성군 가창면사무소 주변에서는 희뿌연 김이 곳곳에 올라오고 있었다. 가창의 유명한 먹거리인 찐빵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월 들어 기온이 오르면서 가창 주변에는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 늘어났다. 자전거를 타고 가창댐으로 향하던 부부는 잠시 멈춰 찐빵과 만두를 포장해 가방에 넣은 후 다시 출발했고, 봄나들이 나서던 사람들은 차를 타고 가는 길에 잠시 정차해 찐빵을 구매했다. 이곳은 대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찐빵골목으로 겨울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찐빵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위치한 가창 찐빵골목은 수성구 파동을 지나 가창 용계마을 입구에서부터 대구에서 청도로 가는 30번 국도까지 약 500m의 길가에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2000년부터 시작된 찐빵의 역사, 대구 최대 찐빵골목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에 위치한 가창 찐빵골목은 수성구 파동을 지나 가창 용계마을 입구에서부터 대구에서 청도로 가는 30번 국도까지 약 500m의 길가에 넓게 분포돼 있다.

현재 운영 중인 가게는 가창옛날찐빵손만두, 호찐빵만두나라, 가창할배만두찐빵, 고향옛날찐빵만두, 추가네옛날손찐빵만두, 옛날손찐빵만두, 소문난옛날찐빵만두, 가창나드리찐빵만두 등 총 12곳이 영업 중이다.

가창 찐빵골목의 역사는 17년 전부터 시작됐다. 2000년 3월 ‘가창옛날찐빵손만두’의 박지연 대표가 이곳에 찐빵집을 열고나서부터다. 부산이 고향이었던 박 대표는 1990년 결혼을 한 후 남편과 함께 대구로 내려와 이곳 가창에 ‘옛날찐빵집’이란 간판을 내걸고 찐빵을 팔았다. 이어 2001년 가창면사무소 옆에 ‘호찐빵 만두나라’가 문을 열었고, 이후부터 주변에 찐빵집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찐빵골목이 조성됐다.

가창옛날찐빵손만두 박지연 대표는 “처음에 ‘옛날찐빵집’으로 시작했을 때는 그 인기가 엄청나서 ‘신바람난 찐빵집’으로 전국에 약 400개의 체인점도 냈었다”며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관리가 너무 힘들기에 체인점 사업을 다 정리하고, 현재는 이곳 하나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창 찐빵골목은 대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찐빵골목으로 겨울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찐빵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사진/가창옛날찐빵손만두의 박지연 대표)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찐빵 가게들이 문을 닫거나 떠나기도 했지만 현재 가창 찐빵골목은 20여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겨울만 되면 대구 전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대명동에 사는 안혜미(48·여) 씨는 “다른 찐빵에 비해 이 골목 찐빵은 팥 앙금이 가득하다는 게 참 좋다”며 “특히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호빵에 비해 앙금은 많은데도 덜 달고 담백해서 겨울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자주 찾아와 사먹는다”고 말했다.

◆대구의 3대 빵 중 하나로 선정된 찐빵, 골목 알리기에 나선다

“가창 찐빵골목에서는 팥 찐빵 1인분을 주문하면 어른 남자 주먹크기만한 것 5개가 들어있습니다. 요즘처럼 뭐 하나 사기도 힘들만큼 물가가 오른 각박한 세상에 이처럼 따뜻하고 푸짐한 찐빵을 먹고 나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가창 찐빵골목의 가장 큰 특징은 1년 365일 언제든지 따뜻한 찐빵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골목에서 운영 중인 대부분의 가게들은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으며, 택배를 이용해 전국 어디서든 찐빵과 만두를 주문할 수 있다.

또한 이곳 찐빵은 다른 곳에서 판매하는 찐빵에 비해 작게는 2배 많게는 3배까지 팥 앙금이 많으며, 1인분(5개) 평균 3천원의 가격으로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호찐빵만두나라’의 직원 염권영(41·여) 씨는 “국내산 재료를 이용해 푸짐한 찐빵을 판매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찐빵과 만두의 피부터 팥 앙금, 만두 속까지 직접 만들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지난해 8월부터는 이 골목에서 최초로 국내산 팥 앙금이 들어간 찐빵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가창 찐빵골목의 인기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가창 찐빵골목의 찐빵은 대구뿐 아니라 전국에도 하루에 수백 상자씩 배달되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이에 가창 찐빵골목의 인기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맛과 저렴한 가격에 반한 대구지역 사람들의 입소문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6시 내고향’, ‘VJ특공대’, ‘생활의 달인’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가창 찐빵골목에 대해 소개했다. 현재 가창 찐빵골목의 찐빵은 대구뿐 아니라 전국에도 하루에 수백 상자씩 배달되고 있다.

대구시 달성군청 서성용 담당은 “가창 찐빵골목의 찐빵이 대구시의 3대 빵 중 하나로 선정됐다”며 “이에 대구시에서는 여행주간 기간에 3대 빵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펼칠 예정이며, 군에서는 스탬프랠리라는 관광프로그램을 통해 가창 찐빵거리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에는 찐빵골목을 대표하는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으로 현재 시비를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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